안녕하세요~
오늘은 리뷰 대신 보드게임의 장르에 대해 말해보려고 합니다.
보드게임에는 여러 가지 장르가 있고,
보드게임에서만 설명되는 단어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리뷰할 때, 일일이 설명을 하게 되면 보는 입장에서도 너무 헷갈릴 것 같아서
비정기적으로 최대한 일주일에 한 편정도는 보드게임에 대한 장르적 이해와
보드게임에서 사용되는 메커니즘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관심이 생긴 사람들이 있다면
좀 더 다른 관점의 이야기도 많이 풀어나갈 수 있을 것 같네요.
먼저 오늘의 주제는 "유로 게임(Euro Game) vs 아메리 게임(Ameri Game)" 입니다.
아마 보드게임을 웬만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고서야
둘 다 처음 들어보는 단어일 것입니다.
그러나 영어를 본다면 뭔가 느낌이 오지 않습니까??
네 맞습니다. 바로 유로 게임은 유럽식 보드게임이라는 말이고,
아메리 게임은 미국식 보드게임이라는 말입니다.
두 게임의 방식을 이해하기 위해선 보드게임의 역사를 간단하게 알아야 합니다.
- 간단한 보드게임의 역사와 유럽식 보드게임과 미국식 보드게임의 발전 차이가 무엇인가?
보드게임은 기원전 5000년 전부터 있었는데, 거기서부터 말을 하면 너무 긴 이야기가 될까 봐 근대로 넘어와서부터 말을 이어나가겠습니다.
보드게임의 첫 세계적 부흥기부터 보자면 1933년에 제작되어 1935년에 판권이 팔린 모노폴리라는 게임이 유명해지면서 세계적인 게임이 되어가면서, 보드게임에 대한 관심도 또한 올라갔습니다. 그러한 보드게임이 걸음마를 떼기 시작할 때, 1978년에 역사적인 상이 제정이 됩니다. 바로 Spiel des Jahres 라는 상입니다. 번역하자면 올해의 게임상입니다.
독일에서 제정된 게임상으로 1983년부터 독일 에센 지역에서 매년 전세계 최대 규모의 보드게임 박람회를 열면서 수여하는 보드게임으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상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초기에 상을 받은 리스트를 중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몇 가지를 보자면, 루미큐브, 카탄 등이 있습니다. 이 두 가지의 게임 모두 특징이 테마가 그리 강하지 않고, 서로 자기의 플레이에 집중하는 것으로 유럽 쪽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 이유는 유럽에서는 당시 14세기에 일어난 제2차 세계대전의 아픔을 잊지 않았고, 게임에서까지 경쟁적이고 배척을 하는 플레이를 하는 것을 꺼렸습니다. 그래서 보드게임이 서로 싸우기보다는 서로 자원을 모으거나, 게임 자체에 대한 메커니즘을 독창적으로 하려고 노력했고, 그것이 유럽식 보드게임의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반면에 미국은 모노폴리라는 주사위를 이용해, 부동산을 거래하는 시스템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게임의 무작위성과 서로를 적대적으로 하는 플레이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미국식 보드게임은 룰의 메커니즘의 독창성보다는 게임이 전달하려는 메시지나 서로 경쟁적인 상황에서 싸우게 되는 것에 집중한 게임들이 많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 유럽식 보드게임의 특징
1. 플레이어들 간의 간접적인 충돌
대부분의 유로 게임에서는 플레이어들 간의 직접적인 충돌은 자제하는 편이며, 간접적인 방식으로 서로의 플레이를 방해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보통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가면서 남에게 이득을 못 보게 하거나 플레이 순서에 따라 상대방에게 불이익을 주도록 구성된 것들이 많습니다.
2. 낮은 무작위성
유럽식 보드게임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낮은 무작위성이 있다. 게임을 할 때, 여러 가지 복잡한 메커니즘을 가지도록 설계된 경우가 많으므로, 주사위 운이나 카드 뽑기와 같은 단순한 방식만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적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유럽식 보드게임에서는 처음부터 전략을 결정하고 그에 대한 수정 플랜을 가지고 게임에 임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비교적 약한 테마와 높은 게임 메커니즘의 이해도
대부분의 유럽식 보드게임의 특징 중 하나는 비교적 약한 테마를 가지고 있지만, 높은 게임 메커니즘의 이해도가 필요합니다. 운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기 때문에 플레이어들 간의 역학에 대해서만 고민한 메커니즘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무작위적인 요소를 넣는다고 해도, 플레이 전 세팅에서 변주를 주어 미리 플레이어들이 전략에 대한 구상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Stewart Woods의 Eurogames (2009)에는 유럽식 보드게임의 공통적인 메커니즘의 6가지를 적어져 있는데, 이를 인용해서 적어보겠습니다.
- 타일 배치 – 게임 보드에 게임 구성 요소를 공간적으로 배치합니다.
- 경매 – 다른 플레이어와 게임 시스템 자체의 자원 및 작업에 대한 공개 및 숨겨진 경매를 포함합니다.
- 거래/협상 – 단순히 동등한 가치의 자원을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시장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합니다.
- 세트 컬렉션 – 포인트 또는 기타 통화로 현금화되는 특정 그룹의 요소를 수집합니다.
- 영역 제어 – 영역 다수 또는 영향력이라고도 하며 플레이어가 가진 자원 할당을 통해 게임 요소 또는 보드 공간을 제어하는 것과 관련됩니다.
- 작업자 배치 또는 역할 선택 – 플레이어는 특정 게임 작업을 순차적으로 선택하며 이전에 선택한 작업을 선택할 수 없습니다.
4. 플레이어의 제거보다는 점수 승부제
이 게임의 또 다른 특징은 플레이어 제거가 없다는 것입니다. 유럽식 보드게임의 대부분은 모든 플레이어를 가능한 한 오랫동안 게임에 유지하도록 설계되었고, 상대적으로 게임이 끝날 때까지 승패를 확신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래서 게임의 플레이는 보통 점수제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점수를 얻기 위해 게임 점수 획득 방식이 다양하게 분포된 것이 특징입니다. 대부분의 경우에서 게임 내 행동 하나하나가 점수로 귀결되기 때문에 모든 행동에 대한 점수를 생각하고 자신만의 플랜을 짜고 움직여야 합니다.
그리고 점수제로 움직이고 무승부를 대부분이 불허하며, 무승부에 대한 비책을 다 하나씩 숨겨둡니다. 그래도 무승부가 된다면 운명이겠지요.
- 미국식 보드게임의 특징
1. 플레이어들 간의 직접적인 충돌
미국식 보드게임은 플레이어가 게임을 진행하면서 서로 직접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플레이가 나옵니다. 가령 상대방의 자원을 직접적으로 뺏어오거나, 서로 체력을 가진 채로 상대방을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플레이가 주를 이룹니다.
일부 협동 게임에서는 한두 명의 배신자 플레이어가 나오기도 해서 서로 적대적인 관계를 만듭니다. 배신자는 일반적으로 다른 플레이어에게 실패 조건을 유발하여 승리합니다.
2. 높은 무작위성
미국식 보드게임의 디자인은 운과 무작위 요소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불확실성이 게임의 드라마틱함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실제 인생과 같이 알 수 없는 게 게임의 세계에서도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게임의 무작위 요소는 초기 설정의 자원 또는 지형 분포, 일련의 이벤트 또는 목표의 무작위 순서 등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운과 무작위 요소는 주사위 굴림 또는 카드 뽑기와 같은 방식을 사용합니다.
3. 테마 중시형과 낮은 게임 메커니즘의 이해도
미국식 보드게임은 테마를 중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게임에서 즐기는 경험이 게임이 주는 메커니즘으로 인한 재미보다는 게임의 테마에서 나오는 한 편의 소설을 읽는듯한 재미를 더 중요시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게임의 시나리오와 극적인 게임 플레이에 집중하여 게임을 만들게 됩니다. 그렇기에 미국식 보드게임의 테마들은 전쟁 장르나 직접 경쟁을 이루는 주제의 장르가 주로 선정됩니다. 이와 같은 극적인 플레이를 위해서 운과 무작위성 요소가 많이 첨가되어 게임의 메커니즘적인 요소가 다소 약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로 미국식 보드게임에서 사용되는 게임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습니다.
- 주사위 굴리기 – 어떤 행동을 하거나, 어떤 상태를 표시하기 위해 주사위를 굴려서 무작위성을 나타낼 때 사용됩니다.
- 그리드 무브 – 게임 말이 육각형이나 사각형 보드 맵에서 수직적으로 움직이거나 대각선을 포함한 전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 플레이어 제거 – 플레이어들은 게임 중간에 제거되거나 더는 참여를 못 하게 될 수 있습니다.
- 협력 게임 – 각 플레이어는 모두 협력하여 공통의 승리 조건을 달성합니다.
- 시나리오 / 미션 / 캠페인 게임 – 게임에서 시나리오 / 미션 / 캠페인 설정이 따로 존재하며 각 설정에 맞게 조정하여 게임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4. 플레이어 제거, 승자 독식
이 게임의 또 다른 특징은 플레이어 제거입니다. 게임이 끝나기 전에 플레이어를 제거하여 플레이어가 외교 및 위험과 같이 패배하거나 플레이어가 파산하여 모노폴리처럼 제거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게임의 대부분은 가능한 한 빨리 게임에서 플레이어를 제거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플레이어 제거와 관련하여 미국식 보드게임의 득점 시스템은 가끔 모두가 알 수 있도록 득점 방식이 설계되어 게임 중간에 어느 플레이어가 선두 위치에 있는지 알 수 있고, 그 플레이어를 저지하기 위해 그를 제외한 모두가 협력할 수도 있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식 보드게임은 가끔 플레이어가 승리로 가기 위한 플랜을 계획하기보다는 다른 플레이어를 지속해서 방해하는 전략으로 가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사실 현재에 와서는 유로 게임이냐 미국식 보드게임이냐에 대한 논쟁은 의미가 없어지고 있습니다. 유로 게임 형식의 미국식 보드게임의 특징인 시나리오와 협력을 넣어 재미를 갖게 하는 글룸헤이븐, 아컴호러 카드게임, 테인티드 그레일 등이 많은 게임들이 출시되었고, 지금도 많은 보드게임들이 유로와 미국식 보드게임의 경계가 없이 출시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에 보이는 보드게임의 생태에서는 2017년 혜성같이 나타난 글룸헤이븐의 성공을 보고 계속해서 두 가지의 방식을 섞은 보드게임이 출시되면서, 구성물의 양이 가격을 상승시키고, 보드게임 하나의 플레이 시간을 늘리는 방식을 택해 전통적인 게임기기인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엑스박스를 위협하려는 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시도 중인 보드게임 시장에서 과연 글룸헤이븐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다음 세대의 보드게임을 여는 게임은 무엇이 될지 저도 궁금해지네요.
++ 쿠키 글
실제 보드게임 매니아들 사이에선 유럽식 보드게임을 유로 게임(Eurogames)이라고 부르고, 미국식 보드게임을 아메리트래쉬(Ameritrash)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유로 게임보다 단순한 게임 메커니즘과 운에 따른 플레이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아무리 좋은 선택을 해도, 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그래서 일부 게이머들이 쓰레기라는 용어와 합쳐 아메리트래쉬 게임이라고 부르던 게 보드게임 문화의 전반에 확산되어 이제는 하나의 단어로 거의 굳어져서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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