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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현재를 덤덤하게 살아가려는 청춘을 위한 영화, "버닝" 리뷰

리뷰하비 2021.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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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한국 영화 리뷰 하나 들고 왔습니다!

 

한국의 거장 중 한 명인 이창동 감독의 미스터리 영화

불안한 현재를 무던히 살아가고 싶은 청년들을 위한 단단하고 지긋한 눈빛이 담긴 영화

버닝 리뷰 시작합니다.

 

버닝 포스터
출처. CGV 아트하우스

 

#장르 : 드라마, 미스터리, 스릴러

#이름 : 버닝 (한국)

#감독 : 이창동

#각본 : 이창동, 오정미

#음악 감독 : 모그

#출연 배우 : 유아인, 스티븐 연, 전종서 外

#개봉일 : 2018년 5월 17일

#상영시간 : 148분

#국내 관람 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상영 가능 플랫폼 : 넷플릭스, 왓챠 플레이 (2021.10.04 기준)


1. 스토리

버닝의 유아인
출처. CGV 아트하우스

종수(유아인)는 유통회사 알바를 하며 생계를 전전하지만, 언젠가는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작가 지망생이다. 어느 날 배달을 하러 갔다가 가게 홍보 알바를 하는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녀가 어릴 적 같은 동네에 살았던 친구였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해미는 자신이 아프리카 여행을 가 있는 동안 자기 집에 들러 자기가 키우는 고양이를 돌봐 달라는 부탁을 종수에게 하게 된다. 여행에서 돌아온 해미는 아프리카에서 만난 벤(스티븐 연) 이라는 정체불명의 남자를 종수에게 소개한다. 그러면서 세 사람은 같이 모이는 일이 많아지고,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묘한 긴장감이 생긴다.

 

스토리는 최대한 스포일러를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 이야기들을 듣고 나서도 영화를 보는 데 몰입을 방해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감상평

종수와 해미, 벤이 이끌어 가는 가운데 개연성적인 부분이 이어지지 않는 건, 스토리의 전반적인 부분이 메타포와 맥거핀으로 이루어져 있고, 스토리의 진실성 자체가 현실과 허상을 넘나들며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작품이다.

그래서 관객마다 다른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고,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것이 이 영화의 스토리가 가진 강점이다. 

그러나 수많은 메타포와 맥거핀이 이 영화 자체를 한 번에 음미하지 못하게 만들고, 지나치게 되면 자칫 단순하고 심플한 해석만이 관객에게 갈 수 있기에 대중적인 영화의 스토리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2. 연기

버닝의 유아인, 전종서, 스티븐 연
출처. CGV 아트하우스

유아인 배우는 세월이 갈수록 연기가 서늘해지며 진지한 무게감을 가진 배우가 되어가고 있다. 버닝 이전의 대중적인 영화인 베테랑과 세자의 연기와는 결이 또 다른 인물인 종수를 보여준다. 자신만의 해석과 표현으로 불안하고 우울하면서, 무기력한 이 시대 청년을 대사 없이 눈빛, 몸의 걸음걸이, 움직임만으로도 종수임을 증명하고 영화 속에서 살아 숨 쉰다.

특히, 영화 첫 장면에서 트럭에서 해미를 마주치는 4분이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걸어가는 모습에서 이 인물이 무엇인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전종서 배우는 이 작품이 데뷔작이라고 들었는데, 연기가 상당히 인상 깊다. 카메라 앞에서 나오는 얼굴의 모습이 한없이 자유로운 느낌을 주고, 묘한 해미의 역할과 잘 어울리는 묘한 느낌의 연기를 잘 표현했다. 

제일 좋았던 장면은 노을 씬과 처음에 귤을 판토마임 하는 장면이 인상이 깊었다. 귤을 이야기하면서 결국 본질은 현실과 허상의 사이에서 의미를 찾고, 무언가가 되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이 허망하고 내면으로는 자신도 끝내 도달할 수 있을지 장담 못 하는 불안함이 잘 돋보였다.

붉기도 하고, 노랗기도 하고, 보라색 빛이 띄는 노을에서 해미의 그레이트 헝거(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지 못해 찾아 해매는 사람)가 되기 위한 춤을 추는데, 해질녘의 프랑스어인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그레이트 헝거이기도 하고, 현실적인 문제로 가득 찬 리틀 헝거(진짜로 배가 고픈 사람)이기도하고, 이 모든 게 의미가 없기도 하면서, 곧 쓰러질 것같이 불안하고, 도달할 수 없는 무거운 슬픔과 그녀를 바라보는 종수의 갈피 없는 분노와 질투심, 벤의 서늘한 무관심과 연민의 느낌이 동시에 담겨 있는 명장면이었다.

 

스티븐 연은 알 수 없는 재벌가의 모습을 하며, 미스터리한 느낌을 줄곧 풍기는데, 과하지 않으면서, 너무 현실적이라서 놀라웠다. 스티븐 연 역시, 헐리우드에서 쌓은 내공이 있어서인지, 연기에 대해 말할 것은 없었고, 한국어 실력이 생각보다 좋아서 좀 놀랐다. 그리고 한국어가 약간은 어색한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 또한, 벤의 미스터리함을 배가시켜주는 장치로 보일 만큼 군더더기 없는 연기였다.

인상 깊었던 장면은 해미를 친구들에게 소개할 때와 노을이 지고 푸른 어둠이 올 때, 비닐하우스 이야기를 하는 모습에서 호흡이나 말투가 느리면서 핵심은 정확하게, 그러나 의미는 모호하게 말을 해서 종수와 관객 둘 모두에게 그 의도가 메타포인지, 실제인지, 맥거핀인지를 쉽게 알아차리기 힘들게 만드는 것이 좋았다.

해미를 친구들에게 소개해줄 때, 해미의 춤을 보고 무심한 눈을 하는 벤은 인간이 아닌 그저 무언가를 보는 눈으로 감정이 없는 느낌을 주고, 친구들의 리액션과 합쳐져 불쾌하면서, 아주 심리적으로 불편한 느낌이 드는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3. 연출 및 미술

 

이창동 감독은 필름이 아닌 디지털로 찍은 첫 영화인데, 영화의 색감이나 질감이 필름의 느낌이 난다. 거칠면서 날 것의 느낌이 난다. 이 영화에서는 주된 연출은 롱테이크 장면들이 많이 있었다. 롱테이크 장면들은 마지막 부분을 제외하고 대부분 정적인 장면이 많았는데, 정적이지만 그 안에 담긴 캐릭터들의 사연은 감정적으로 짓눌려 있어서 천천히 관객의 입장에서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어서 좋았다. 

 

영화에서 전반적으로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을 표현하고자 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장소의 선정과 인물들의 옷이나 신발 같은 하나하나의 디테일이 자연스럽고 지독히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이 선택은 영화의 주제 의식과 말하고자 하는 바를 표현하기에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4. 음악

음악이 많이 나오는 편은 아닌데 중요한 장면마다 한국의 악기를 이용한 OST가 나와서 묘한 긴장감과 불안한 심리 상태를 잘 표현한다. OST들에서 베이스 위주로 중저음의 고요한 파동 같은 느낌이 영화의 분위기와는 잘 어우러졌다.

= = = 총 평 = = =

스토리 ★

연기 ★

연출 및 미술 ★

음악

 

총점 ★

" 불안한 현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을 아무도 도와줄 수 없는 사실에 대한 연민의 눈빛을 담은 영화 "

++ 쿠키 글

사실 스포일러를 담지 않고 영화에 대해 리뷰를 담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후에 이 영화를 볼 사람들이 좀 더 영화에 대해 모르고 접해봤으면 좋겠기에 극단적으로 배제하고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그 정도로 괜찮은 영화이고, 한 번쯤은 볼만한 영화입니다.

 

결말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의 의견이 분분하지만, 각자 느낀 대로 영화를 감상하는 것이 좋을듯싶고, 여러 사람의 해석을 읽어보면서 어떤 이야기였을까 고민하는 것도 즐거운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는 처음 봤는데, 되게 인상 깊고 왜 한국의 거장이 되었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다음에는 이동진 평론가가 추천한 이창동 감독의 밀양을 한 번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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